안할 줄 알았던, 그런데 이제 하게 된


난 솔직히 생각이 없었다. 굳이 솔로를 벗어나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없었지만 나는 일단은 벗어났다. 어떻게 보면 자주 클럽을 다니고 길거리에서 쉽게 여성과의 만남을 이어온 내가 외로움을 느껴서라기 보다는 굳이 계속해서 떠돌아 다닐 필요없이 정착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랄까. 휴식같은 정착말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타인이 생각하기엔 거리가 먼 연애가 시작된 것이다. 이해하고 싶고 따라하고 싶으나 이해할 수 없고 따라할 수 없는 그러한 것이. 그렇지 않는가. 수많은 여성들과의 만남을 가져온 나에겐 하나의 자리에 정착한다는 것은 무슨 의미로 다가올까. 나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지는 모르겠다만 간단히 바라볼 수는 없겠더라. 가벼워 보일지라도 그속에 복잡함과 난해함이 있을거라곤 아무도 상상치 못할 것이니라.

과연 언제까지 지속이 될지 내년은 넘길지 벌써부터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한다. 내가 바람을 피울까? 아님 그전에 그녀를 쉽사리 여겨 지겨움의 상태 혹은 시시한 상태에까지 이르기까지 얼마나 걸리고 닿게 될 것인가. 놀랍기 그지없다. 소나기도 그치고 만산홍엽에 시작은 거대했으나 끝은 누구나 마찬가지로 연애는 해피엔딩이 아닌 세드엔딩으로 마무리를 짓고 다시 새로운 곳으로 행복하게 시작한다. 언제나 평생 갈것만 같은 동화같은 이야기가 될 수가 없지만 당신도 그랬듯이 연애는 연애일 뿐이라고.

내가 현재 솔로를 벗어났다고 리포트를 작성하기 위한 밑거름들을 배제한다는 것은 아니다. 언제 어디서든 나는 준비되어 있고 마음이 닿는다면 그녀에게 향할 것이다. 나, 이미 몸에 베어 있고 이것은 병이 아닌 그녀를 위한 최소한의 배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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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ry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