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부담이 적고 작은 강남역도 아닌 바로 집 근처에서 헌팅을 하였다.
점심시간 때 벌어진 일인데 잠깐 안과에 볼일을 본 후 집으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저쪽 길건너편에서 화사한 여성이 얼핏 내눈을 스쳐 지나갔다. 약 2초후 다시 가던길을 멈추고 뒤돌아서서 길을 반대편으로 건넌 후 그녀를 뒤따라갔다. 약 70m정도 걸어서야 그녀 바로 등 뒤에 위치할 수 있었다. 쓸데없이 뛰어가지도 않았고, 빠른 걸음으로 다가섰다. 스리슬쩍 옆으로 다가가 발걸음을 맞추며 고전적인 수법인 '몇시예요?'로 시작하였다. 고전적이지만 남들이 가장 실수하는 부분이 '몇시예요'라는 질문을 하고 난 뒤 여성의 반응을 못 읽어 헤매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뒤에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내가 이말을 건낸 뒤 그녀는 의심할 여지없이 바로 핸드폰을 꺼내들어 시간을 확인한 후 나에게 알려주었다. 그리고 바로 'xxx로 갈려면 어디로 가야해요?'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 질문 또한 인다이렉트적 고전적인 방법이었다. 설명하는 바디랭귀지나 말솜씨를 보아하니 어리숙하고 머리 잘 굴리지 못할것만 같은 여성이었다. 어정쩡하게 설명을 다 마치고 난 바로 핸드폰을 달라고 하였다. 중요한 건 여기서 아이컨택따윈 하지 않았다. 오로지 그녀의 손에 들고 있는 핸드폰을 바라만 볼 뿐이었다. 왜냐하면 그녀는 당황해 하고 있었으니까.
핸드폰을 달라하고 말한 뒤 그녀의 바디랭귀지속에 당황하거나 살짝 빼는 느낌이 들어 바로 핸드폰에 의인화를 시켰다. 이 멘트는 Hide하기로 한다. 바로 그대로 그녀가 쥐고 있던 핸드폰을 나에게 자연스레 다가왔다. 바로 짚어 들고 내 핸드폰으로 연결. 그리고 뒤가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너무 쉽게 쥐어졌기 때문에. 물론 여기서 쉽게 얻었다고 더 집적거렸다간 마이너스 요소가 발생할 수 있겠으나 나는 확실하게 대화를 나눠봄이 낫다고 판단하였다. 그리고 무슨 말을 꺼내긴 하였는 데 정확히 기억이 안난다. 이 빌어먹을 뇌세포여. 아무튼 그녀가 당황에서 부끄러움으로 상태가 변화했음을 느꼈고 더 이상 말을 할 필요성을 못 느꼈기에 이별을 하였다.
헌팅하였으면 핸드폰 놀이도 빼놓을 수가 없다.
남들만큼이나 하는 문자보냈는 데 장난치지 말란다.
그럼 쉽지. 매우 진지하게 다가갔다. 문자놀이에선 그랬고, 전화상에서는 부드러움. 나는 목소리에 자신이 있었다. 분위기를 좌지우지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런식으로 진행을 하다 집도 코앞이고 늦은 저녁에 만남을 가졌다. 남들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새벽에 헤어졌다.
자, 그럼 여기서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것은
고전적 멘트를 날리는 것은 괜찮은 데 평범한 남자들이 저지르는 실수가 무엇일까라는 것이다.
우리가 대게 질문을 할 때 내 자신의 현상태가 어떠한지 잘 알고 있냐는 것이다.
자신의 상태에 따라 그 질문을 받아들이는 여성에 의식과 무의식작용이 상호작용을 하며 보통 두가지의 반응을 나타내는데,
'시계가 없나, 정말 이 사람이 몇시인지 알고 싶은 모양이구나, 급한가 보네'와
'뭐야, 작업이야'라는 느낌의 갈래가 생긴다는 것이다.
이 반응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당신의 인상착의가 아니라
당신의 전체적인 행동거지와 목소리다.
그녀와 시선을 맞출려고 상체를 너무 구부정하게 다가가거나,
살짝 떨리는 감에 목소리마저 어정쩡하게 되어버리면 아주 사소한 것 조차,
그 여성은 당신을 판단한다.
표정은 생각보다, 목소리보다 중요한 부분이 되지 못하는 걸로 나는 생각하고 있다.
어차피 당신의 여유로운 목소리가 준비 되어있다면 표정이야 언급할 필요가 없지 않겠는가.
보통 남자의 실수를 알아보았는데,
이것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되는 점이 있다.
당신이 노린 여성이
과연 당신이 처음일까라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다음에 논하기로 하고 이만 글을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