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7.03 제이제이, 구미호에게 당해버리다.
<몇 주 전에 찍은 제이제이 스테이지 사진>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그래서인지 생각보다 수량이나 수질이 떨어진다. 가볍게 기웃거리다 스테이지, 테라스, 화장실을 오가며 쉴틈없이 스캐닝을 해본다. 급수가 낮아도 한참 낮은 수질로 인하여 기분은 심각성을 띄게 되고 좌절모드로 바뀔 찰나에 한 여자가 나를 보며 웃는다. 미소 정도가 아닌 하얀 이를 드러내며. 이건 뭔가 싶어 머릿속에만 기억을 해두었다가 친구와 적당히 물색을 한다. 그러는 도중 또 다시 그녀와 마주치고 내가 눈을 돌릴 찰나에 그녀가 웃으며 '왜요?' 라고 묻는다. 현재 이 이미지는 너무나도 생생하며 또렷이 기억이 난다. 의심과 냄새가 났기 때문이니라. 

왜 나에게 그러한 질문을 던졌는지 모르는 척하며 멀뚱멀뚱하니 그녀가 내 팔목을 잡고 사람이 지나다니지 않는 곳으로 이끌어 다시 나에게 질문을 던진다. 

"안더워요?"
"덥죠~"
"가방 안 찾아요?"
"저 우산 밖에 안 가져왔는데요."
살 웃더니 "이름이 뭐예요?"
"seoryoe요"
"성은?"
"x"
이러더니 또 실실 웃어대며 친구에게 살며시 다가가서 귓속말을 한다.
준비된 멘튼가 싶기도 하고 사람 착각했을까라며 난 다시 친구에게 다가간다. 친구와 이야기를 한 후, 이 팀으로 정하는 게 나을성 싶다. 현재 수질과 수량으론 다른 팀을 물색하기란 여간 쉽지 않을거란 판단에서였다.

아까 그녀와 마주쳤던 자리에서 물색을 하던 도중 또 다시 그녀가 스쳐지나간다. 그녀와 마주치고 그녀는 웃는다. 어이가 없었지만 그녀 팔목잡고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이 안나는데 또 다시 그녀가 리드를 하기 시작한다. 센터로 나와 파트너와 인사를 나누고 있는데 다른 남자 2팀이 그녀와 그녀 친구에게 컨택이 이뤄진다. 이거 어림짐작했다. 나는 친구와 다시 바로 들어갔다. 이 상황이 무언가가 있다라는 의심이 너무나도 크게 들었는데, 그녀 친구가 다시 오더니 어디갔었냐며 팔잡고 다시 나왔다. 다른 상황들은 생략하고 우리들은 택시를 타고 술집으로 이동한다. 보통 여성들이 하기엔 애매모호한 스킨쉽을 계속 한다. 너무나도 직감적으로 나는 느꼈다. 그저 키크고 잘생기고 어린 영계를 가지고 놀아보자는 심보가 심어져 있다는 것을. 술집에서 여러차례 스킨쉽과 내가 보아도 이러한 설정들이 어이가 없을 정도로 진행이 되어가고 있었다. 내 친구는 그저 이러한 속임을 아무것도 모른채 즐기고 있었고, 나는 계속 의심을 하고 또 하였다. 

여기서 이 구미호를 의심하게 되는 것은 어휘와 어투 행동가짐에 있다. 항상 이런것에 신경을 쓰고 있는 나에겐 이러한 것을 느끼기엔 어렵지 않았다. 직감. 이것은 나에게 있어 최고의 무기이자 단점이다.

자세한 대화나 상황 설명은 생략하도록 하고, 내가 이 팀과 있으면서 느꼈던 것은 여자도 남자와 똑같는 데 말이야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역시나 하얏트호텔에 오시는 누님들의 마인드는 결단코 진실성을 찾아볼 수 없었음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한번 깨닫게 해주는 계기가 되어 오히려 내가 발전하는 데 있어 큰 도움이 되지 않았나 생각을 가져본다. 여자들의 헌팅방법이나 작업법을 세세히 알고 있어도 다시한번 여자들의 무서움을 느끼게 된 하루였음을 잊지 못할 하루가 될지도 모르겠구나. 

그 구미호가 나에게 날린 첫 멘트를 날렸던 이유를 나에게 설명을, 변명을 하더라. 아까 너랑 닮은 사람이 있어 혼돈을 했노라고. 앞 뒤가 맞지 않았고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나는 직시할 수 있었다. 나 말고도 얼마나 많은 남성에게 이러한 멘트를 날렸을까. 그리고 엮였을까. 경국지색도 절세미인도 아닌 이러한 여성을 보면서 결국 클럽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지날 수록 경험이 쌓이면 쌓일수록 보는 눈의 가치는 낮아지고 조금 더 확률이 높은 여자를 어쩔 수 없이 남성의 본능에 따른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실감을 하였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경험으로 상반된 나의 자세를 경험하게 될 것 같음을 느껴본다. 

정말 순진무구한 남성들이나 여성들은 절대로 클럽에 임하지 않기를 당부하는 바이다. 접하기엔 너무나도 배신과 의심과 사기와 허영만이 가득한 세상에 발을 들여 놓지 말지어다. 아무리 외롭고 서러워도 그리고 우울하여도 접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물론 길거리에서의 만남도 커피숍에서의 만남도 학원에서의 만남도.. 소개팅도.. 어차피 남자와 여자는 어떠한 상황이 놓이든간에 서로의 이익을 추구하며 조건을 따지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인게 아니겠는가. 이렇게 생각해보니 실로 여자를 만나는것은 앞으로 불가능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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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oryoe